사실 달님이를 병원에 데려갈 때 가장 덜 걱정했다. 우리 집 제일 건치였고, 햇님이랑 하늘이가 지진 부진하게 밥그릇을 비우고 간식을 외면할 때 혼자 자기 몫의 간식을 싹싹 다 먹고 있었다. 간식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놀리면서 이빨 막 뽑은 햇님이랑 하늘이 뒤를 쫓아다니면서 잘 먹는지 안 아파하는지 온갖 관심 쏟느라 오히려 소홀히 하고 있었는데.
세 마리 전부 치아흡수병변 당첨★
진료하던 의사도 놀라워했다ㅎㅎ. 세 마리가 다 치아흡수병변이라면서ㅎㅎㅎ.
달님이가 뽑은 이빨
대신 달님이는 404, 304는 이미 치아흡수병변으로 대부분 다 녹아 304는 발치할 것도 없고 404 치아만 뿌리가 남아있어 갈아냈다. 그리고 109 & 209는 치주염이 심해서 다른 의미로 녹고 있다며(•_•) 가장 끝의 작은 치아라 원래 관리하기 힘든 치아이니 발치가 낫다고 권유하셔서, 달님이는 치아 세 개를 발치했다.
나는 당시 야간근무를 하고 밤을 새운 상태에서 한숨도 안 자고(이전에 하늘 이때 매 병원에 있을 때 달님이 예약하려고 했더니 접수처에서 시간을 지정한 예약은 받지 않고 스케일링을 하려고 하면 가능한 오전 중에 오라고 해서) 10시 좀 넘은 시간에 병원에 간 상태라 입력이 느리고 이해력이 딸린 멍청한 상태였음ㅋ 근데 치주염이라길래 하늘이처럼 약 먹어야 되나 싶어서 제발 먹는 약 없게 해달라고 차라리 매일매일 주사 맞히러 오겠다고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세 번쯤 지껄인 것 같다ㅋㅋㅋㅋ
어휴 하늘이는 약 먹여도 달님이는 나는 약 못 먹여..........................
어쨌거나 달님이는 12시쯤 혈액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중간에 진료가 많이 밀려있어서(달님이 스트레스 안 받게 할 테니 늦은 시간에 진행하자고 했음ㅋㅋ 중간에 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바쁜 와중에 하면 의사 자기가 잘 집중이 안될 거라면서ㅋㅋㅋㅋ 달님 이만 스트레스 많이 안 받기만 하면 사실 안전하게 진행하는 게 나로선 나은 선택이었으므로 동의함. 지금 와서 보면 차라리 애초에 늦게 가서 늦게 진행하던지, 집에 데려갔다가 다음날 진행할 걸 그랬다.....) 병원은 오전 10시쯤 갔지만 달님이가 집에 돌아온 건 오후 9시가 다되서였다.
역대 최저 금액!
달님이는 몹시 힘들어했다
동공확장 + 빠른호흡 + 비틀거림 + 불안 + 원더링눈물이 고여 흐를만큼 힘들어한 달님이
원래도 병원을 싫어하는데 병원에 반나절 가까이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이빨을 뽑았기 때문일까, 달님이는 집에 와서 몹시 힘들어했다.
하늘이처럼 비틀거리는 건 기본, 동공이 엄청나게 확장되어서는 숨을 가쁘게 쉬고 불안해하면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써클링 내지는 원더링을 하면서 잠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나서 다른 데로 옮겼다가, 또다시 맴돌며 자리를 옮겼다. 하늘이처럼 마약성 진통제 때문인가 하면서 지켜보다가 츄르탕을 먹고 저 와중에도 사료를 찾아 씹어 먹길래 그래도 뭘 먹는구나 싶어서 한시름 걱정을 덜었다.